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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27일 금요일

모든 사람들은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영화를 보면 어떤 사고로 인해 전에 있었던 모든 기억들이 사라지는 장면이 있다. 그러나 사랑이나 충격 등을 이유로 기억이 다시 되살아난다. 이런 이야기들은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소재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거의 모든 사람들은 한 번쯤 기억상실증에 걸린 적이 있다. 그것도 그 전에 경험한 모든 일들을 잊어버리는 심각한 기억상실증. 그것은 바로 '유년기 기억상실증'이다.
 혹시 초등학교 전에 경험한 일들을 기억하고 있는가? 대부분은 사진이나 이야기에 의존한 모조 기억이거나 단편적인 기억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5살 이하의 나이에 입양된 사람은 자기의 친부모는 물론 입양되었다는 사실도 잘 모른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2~3살때 배운 동작이나 언어 등은 계속 기억하고 사용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답은 아주 간단하다. 기억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억상실증은 특정한 기억을 대상으로만 일어난다. 심리학자인 엔텔 교수는 기억을 이렇게 나누었다.

- 외현기억

  • 의미기억: 사실을 기억.
  • 삽화적 기억: 과거에 대한 개인적 기억.
  • 자서전적 기억: 삼화적 기억이 연결된 이야기 형태의 기억.
- 내재기억

  • 절차적 기억: 순서나 절차에 관한 기억.
  • 지각적 기억: 사물, 상황에 대한 느낌에 관한 기억.
  • 점화 기억: 한번 본 것을 다시 본 경우, 반응시간이 빨라지는 것.


 이 중, 기억상실을 가지는 것은 삽화적 기억과 자서전적 기억이다. 예를 들어 '5살 생일 때 무슨 일이 있었나?' 같은 자서전적 기억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라진다. 기억나는 사람이 있다면... 못믿겠다. 그러나 '끓는 물은 뜨겁다' 같은 지각적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기억은 왜 이렇게 분류되는 것일까? 1950년대에 기억들이 각기 뇌의 다른 부위에 저장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H.M.이라는 환자의 사례가 큰 도움이 되었는데, 이 환자는 심한 간질로 인해 측두엽과 해마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이로 인해, 새로운 것은 잘 학습하지만 그 기억이 몇 분 동안밖에 지속되지 않게 되었다. H.M.은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변환하는 능력을 잃었다. 이로 인해 연구자들은 장기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이 해마라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또한, H.M.이 그림을 날마다 그리면서 (자신은 자기가 그 그림을 그렸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함에도)그림 실력이 나날이 발전해가는 것을 보고 외현기억과 내재기억을 서로 다른 부분에서 담당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외현기억은 전전두엽과 해마를 걸쳐서, 내재기억은 소뇌나 편도, 선조체에 주로 저장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통 유년 시절의 기억은 8살쯤때부터 대폭 감소한다고 한다.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는데 가장 유력한 설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신경세포인 뉴런도 교체된다는 것이다. 뉴런을 따라 기억도 초기화 된다. 보통 뉴런은 새로 생겨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예외적으로 해마에서는 새로운 뉴런이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특히 아기때에는 엄청난 속도로 만들어진다.
 뉴런은 다른 뉴런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해마에서 많은 뉴런이 만들어지면 그 관계를 끊어버릴 수 있다. 이 가설은 쥐를 이용하여 실험하므로서 더욱 유력해졌다.

사진 출처: http://www.brainmedia.co.kr/
 왜 이렇게 짧은 기간에 많은 기억들이 사라지는 것일까? 바우어 등의 학자는 망각곡선을 이용한 흥미로운 주장을 했다.사실 망각은 자서전적 기억이 완성되면서부터 시작되지만, 그 과정이 지수함수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초기에 더 많은 기억을 잃게 되는 것 같은 착시가 일어나는 것이다.
 유년기의 기억은 아주 소중한 추억인데 거의 사라진다니 속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쉽게도 기억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더 많이 남을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아이들에게 기억들은 재미있고 구체적으로 반복해서 들려주어라. 나중에도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더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다고 한다.

자료 출처: 과학동아, 브레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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